정확도가 떨어지는 잡학다식 : The 2nd S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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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우체국 사거리에 있는, 곱창이 맛있는 집 "청어람" 식도락

오랜만에 올리는 식도락 관련 포스팅이로군요. 거의 1년만입니다. 작년 10월을 마지막으로 이 주제로, 아니 요새 전체적으로 엄청 뜸했죠.
블로그에 올릴만한 글도 없고, 또 시절이 하수상하다 보니 자기 검열이라는 자발적 속박이... 무슨 유신, 5공 시절도 아니고 말입니다... -_-++
또 오랫동안 건강이 별로 좋지 않다 보니 진료 받으러 병원 가는 날이면 당일은 물론 일체 금주고, 전날과 다음날 오후까지는 커피도 입에 안 대고 있습니다. 한약 먹다보니 닭, 돼지, 달걀, 녹두 같은 것도 되도록이면 안 먹으려고 하고요... 그러다보니 단골 커피집도 자연스레 발길이 뜸해진 지 반년 정도 되었습니다.
이날도 병원에서 진료 받고 집에서 누워서 책 보고 있는데, 선배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엄청 좋은 곱창집을 발견했으니 오라고 말입니다. 저녁도 먹고, 졸립기도 하고 해서(어떨 땐 7시 반 채 되기도 전에 잠들 때도 있습니다. 일어나보면 새벽이죠) 책 좀 보다가 적당히 자려고 했는데, 계속 전화가 와서 예정에도 없던 외출을 하게 됐습니다.
망원역으로 오라고 하더니, 망원우체국 4거리더군요. 잘 알려진 카도야와는 거리가 좀 많이 떨어져 있고요, 그 동네의 오래된 음식점인 청기와 숯불갈비를 찾는 게 훨씬 수월합니다. 길 건너편 골목으로 들어가면 바로 보입니다.





개업한 지는 한 3년 정도 되었답니다. 본가에서 은평구에서 장사를 오래 하셨다고 하네요. 따로 가게를 내서 나온 거라고...
동네 맛집인 거 같습니다. 구글링해봤는데, 없는 것으로 봐서는 나이 잡수신 분들한테만 알려진 집 같습니다.



주방이 깔끔한 게 아주 마음에 듭니다. 맛도 좋아야겠지만, 그만큼 위생상태도 좋아야겠죠.


앉아 있자니 간하고 처녑(천엽이 아니라 처녑이 표준어랍니다. 한자어 千葉에서 온 것이니 아마도 나중에 천엽도 표준어가 되겠죠? 호부호형하지 못하고, 짜장을 짜장이라 부르지 못하던 시절은 이제 가고 있으니까요)을 내줍니다.



아, 간이 답니다. 신선한 간은 단맛이 느껴지죠. 처음에 깨소금과 실파 썬 것을 뿌려서 나오길래, 바꿔달라고 했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이 오셔서 그렇게 해달라고 하신다고 해서 여기는 기본으로 그렇게 뿌려서 나온다고 하네요. 주문 전에 미리 얘기를 해둬야겠습니다. 얘기하면 빼준다고 합니다.


부추양파무침은 아예 큰 그릇에 갖고 옵니다. 개인 접시에 덜어 먹으면 됩니다.




반찬류들은 그냥 skip. 밑에 있지만 곱창전골 먹을 때 밥반찬으로 좋더라고요.















드디어 곱창 나왔습니다. 파곱창 스타일이네요. 제가 시킨 게 아니라서 몇 인분인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3명이 가서 앉아 있었으니 3인분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자리에서 날것을 익히는 스타일이 아니고, 주방에서 미리 조리를 해서 갖고 나옵니다.




가까이서 한 컷. 지글지글 잘 익어갑니다.




직접 오셔서 다 먹기 좋게 다 잘라줍니다. 오늘은 약간 곱창이 부실하다고 미안해하십니다. 이 정도면 곱이 꽤 실한 편인데 말입니다. 재료 들어오는 게 조금씩 기복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국내산 재료를 써서 그런게 아닐까란 생각입니다만... 한 번 밖에 가보지 않은 상황에서 평하기는 힘들지만, 좀 더 분발이 필요한 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재료의 안정적 공급과 수준 유지는 고객에 대한 가게의 신뢰도 유지 뿐만 아니라 그 업소가 번창하는 유일한 길이니까요.




이건 순전히 설정샷입니다. ㅎㅎ




다 먹어갈 즈음(저녁을 먹고 왔는데도, 술을 못 먹으니까 밑도 끝도 없이 들어가더라고요. 제가 혼자서 3분의 2쯤은 해치운 것 같습니다), 후배 한 명이 더 왔습니다. 미처 저녁을 못 먹었다고 해서 곱창전골 중자를 추가했습니다.




근데... 이 곱창전골 아주 예술입니다.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맛이 우러나기 시작하니까 아주 진국입니다. 채소를 많이 넣어서 자연스런 단맛이 우러납니다. 게다가, 속까지 편합니다. 이유를 물어봤더니, 조미료를 안 쓴답니다. 대신에 원가는 좀 높아지지만 채소나 각종 육수 우려낸 걸로 맛을 보충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이 드신 분들이 자주 찾는다고 하십니다. 전골용으로 쓰는 곱창은 곱이 좀 적어서 구이용으로 맞지 않겠다 싶은 것들로 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우동면을 같이 넣었는데,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제가 이런 면발을 좋아해서 그런 지 몰라도, 우동면 넣은 것은 탁월한 선택 같았습니다. 배추와 무가 많이 들어서 텁텁하지 않고 시원한 맛이 나는 전골 국물에 우동면을 같이 익혀서 먹으니 정말 맛있더라고요.




저도 개인접시에 덜어와서 우걱우걱 먹었습니다. 배는 부른데 자꾸 들어가더라고요. 이런게 동물성 지방의 위대함인가요? ^^




가격은 이렇습니다. 가격은 다른 곳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만, 맛을 생각하면 조금은 손님들에게 이익인 것 같습니다.




인근 지역 거주하시는 분들께는 선택지 하나가 더 늘었습니다. 서울 전체, 아니 전국구로 따지자면 목동원조곱창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이 집도 꽤 경쟁력 있어보입니다. 맛도 있고요. 점심이나 야근 때문에 저녁 식사를 해야 할 때, 곱창전골이 먹고 싶다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집이 될 것 같습니다. 곱창에 소맥 한 잔 하고 싶을 때도 마찬가지고요. 저도 다음에 그 선배 다시 꼬드겨서 다시 좀 얻어먹으러 가야겠습니다. 이번엔 곱창만 먹었지만, 다음엔 양깃머리를 한 번 먹어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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